소년 강제수용소, 선감학원의 아픈 역사를 보듬다

40년 선감학원 이야기가 담긴 선감역사박물관·선감이야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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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도 옆에 위치한 작은 섬 선감도. 이 한적한 섬에는 슬픈 역사가 숨겨져 있다. 현재 경기창작센터가 위치한 곳은 불과 40년 전 선감학원이 있던 자리다. 1942년 일제시대 세워져 해방 후 1982년도까지 운영된 소년 감화원이란 이름의 강제수용소. 8세부터 18세 이하의 소년들이 이 섬에 끌려와 인권유린과 굶주림 속에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이곳 농장과 염전에서 노예처럼 일했던 소년들은 게으르다는 이유로 심한 폭력을 당하기도 하고, 영양실조로 죽거나 섬을 탈출하다 죽는 일도 허다했다. 전쟁고아나 부랑아를 수용했던 곳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곳에는 잠시 길을 잃은 소년이나 학생들도 아무 구분 없이 끌려와 수용됐다고 한다. 일제시대 전쟁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당하게 운영된 시설이 해방 후까지 무려 36년 동안 계속 운영된 것이다. 오랫동안 묻혀있던 역사가 외부에 알려지게 된 건 선감학원 부원장의 아들이었던 일본인 이하라 히로미쓰씨가 1989년 속죄하는 마음으로 쓴 ‘아!선감도’란 소설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이후 경기창작센터에 선감학원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지고, 선감학원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선감학원의 아픈 역사는 지상파 방송과 뉴스를 통해서도 계속 알려지고 있다. 



 

경기창작센터는 올해 1월 선감학원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은 ‘선감역사박물관’을 개관하고 ‘선감이야기길’을 조성했다. 컨테이너 3개동에 꾸며진 박물관은 선감학원의 유물과 영상기록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개관 기념전으로 선감학원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출신자의 이야기를 담은 ‘김춘근, 22년의 시간’도 6월30일까지 진행된다. 10살 때 섬에 갇혀 10년 동안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선감학원이 폐쇄되는 82년까지 직원으로 일했던 한 사람의 일생 속에 선감학원의 역사가 씁쓸하게 녹아있다. 흑백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던 그 당시의 삶이 호미, 삽, 물지게에 담긴 개인적인 이야기로 전해진다. 선감학원 묘역에서 출토된 한 소년의 작은 꽃신, 선감학원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은 그 당시에 자행된 인권유린 상황들을 아프게 알려준다. 



 대부해솔길6코스 일부 구간에 조성한 ‘선감이야기길’은 선감선착장에서 경기창작센터에 이르는 약 2km 길로, 그 당시 소년들의 고단했던 삶을 상상하며 걷게 된다. 소년들이 섬에 처음 도착했던 곳이자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했던 선착장, 굶주림에 잠을 설쳤던 기숙사, 원장이 살았던 관사 등 선감학원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있다. 청소년들에게 선감역사박물관을 안내하던 신대광 역사교사(원일중)는 “선감학원 생존자 분들 중에는 지금도 마음에 응어리진 상처를 가진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선감학원 출신이란 말도 못하고 평생 가슴에 꼭꼭 숨겨두다가 이제야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선감학원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이 이야기가 어떻게 밝혀질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는 곳의 역사가 제대로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감역사박물관은 경기창작센터에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봄날 선감이야기 길을 걸으며 감춰진 역사 현장에 담긴 사연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공감해보는 건 어떨까.

◇ 선감역사박물관 사전예약 경기창작센터 ☏032-890-4810
송보림 명예기자<treehelper@gmail.com>